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 고배당 ETF와 커버드콜 ETF에 대한 관심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JPMorgan Equity Premium Income ETF(JEPI)는 최근 12개월 기준 배당률이 8.4%에 달하고, JPMorgan Nasdaq Equity Premium Income ETF(JEPQ)는 10.6%까지 올라간다.
투자자라면 누구나 이런 두 자릿수 배당률의 유혹을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
고배당 ETF와 커버드콜 ETF의 배당 매커니즘
문제는 이 배당률이 어디서 나오는지다. JEPI와 JEPQ 같은 고배당 커버드콜 ETF는 S&P500, 나스닥100 종목을 담은 뒤 매달 콜옵션을 팔아서 그 옵션 프리미엄을 배당처럼 나눠주는 구조다.
옵션을 팔면 당장 현금은 들어오지만, 그 대신 주가가 크게 오를 때 얻을 수 있는 상승분을 희생하는 희생해야 한다. 오를때 얻을수 있는 큰 수익을 당장의 현금을 위해 양보하는 구조인거다.
모닝스타의 시니어 리서치 애널리스트 대니얼 소티로프는 이 구조를 두고 옵션이 기초자산의 상승 여력에 캡을 씌우는 메커니즘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JEPI, JEPQ의 배당률은 매력적인데 총수익은 왜 지수를 못 따라갈까
실제 수치로 확인하면 답이 나온다. 상장 이후 누적 토탈리턴을 비교하면 JEPI는 S&P500을 추종하는 SPY에, JEPQ는 나스닥100을 추종하는 QQQ에 각각 크게 못 미친다.
배당만 따로 떼어보면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주가 상승분까지 합친 총수익 기준으로는 그냥 지수 추종 ETF를 산 사람이 이긴다는 뜻이다.
배당률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 배당을 만들어내는 방식이 총수익을 갉아먹는지가 핵심이라는 이야기다.
화려한 배당률이나 복잡한 옵션 전략을 얹은 상품보다, 아무런 기교 없이 시장 전체를 추종하는 단순한 인덱스 ETF가 장기 총수익에서 승리하는 구조적 이유가 궁금하다면 아래 포스트를 함께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관련 포스트: 전문가도 90%가 지는 게임, 내가 인덱스 ETF를 선택한 이유
배당률이 100%가 넘는다는 ULTY
YieldMax Ultra Option Income Strategy ETF(ULTY)는 최근 12개월 트레일링 배당률이 100%를 넘는다.
숫자만 보면 놀랍지만, 이 배당의 상당 부분은 실제 수익이 아니라 원금을 되돌려주는 자본 반환(return of capital)으로 분류된다. 즉 그냥 내가 낸 돈을 매달 나눠서 받으면서 배당률 높다고 좋아하는 격이다. 엄청 비싼 수수료까지 내면서 말이다.
모닝스타의 포트폴리오 전략가 에이미 아노트는 펀드가 벌어들이는 것보다 많은 돈을 계속 나눠주면 결국 주주가치가 깎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모닝스타의 제프 프탁 역시 개별 종목 기반 옵션인컴 ETF들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이 해당 종목과 현금을 67대 33으로 섞어 들고 있는 것보다도 총수익이 낮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ETF들이 내세우는 배당률이 사실상 매달 나눠주는 금액에 12를 곱하고 최근 순자산가치로 나눈 값일 뿐이라, 숫자 조작에 가까운 착시라고 표현했다.

셀프배당, 스스로 배당금을 지급하는 방법
ETF 운용사들이 주는 배당을 기다리는 대신 필요할 때 보유한 지수 ETF 일부를 팔아서 현금을 만드는 방법이 있다. 이를 셀프배당 (Homemade Dividend) 이라고 부른다.
회사가 정한 배당 정책과 무관하게, 투자자 스스로 현금흐름의 시점과 규모를 정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이 개념을 지지하는 배당 무관련 이론에 따르면, 배당을 받든 주식을 일부 팔든 투자자의 총자산에는 이론적으로 차이가 없다. 배당이 지급되면 그만큼 주가가 빠지기 때문이다.
여기서 세금 구조를 짚어야 한다. 지금까지 설명한 세금 차이는 미국 증시에 직접 상장된 ETF, 즉 JEPI, JEPQ, ULTY, QQQ, VOO처럼 해외 계좌로 직접 투자하는 상품 기준이다.
이 경우 분배금은 배당소득으로 다른 이자·배당소득과 합산해 연 2,000만 원을 넘기면 종합과세 대상이 되지만, 매도차익은 양도소득으로 250만 원 공제 후 22% 단일세율로 분류과세되어 종합과세 기준과 무관하게 처리된다.
반면 TIGER 미국S&P500, ACE 미국배당다우존스처럼 국내 거래소에 상장된 해외추종 ETF는 다르다. 이런 상품은 분배금과 매도차익 모두 배당소득세 15.4%로 과세되고, 둘 다 금융소득종합과세 2,000만 원 한도에 그대로 합산된다.
즉 국내 상장 ETF에서는 매도로 바꿔도 종합과세를 피하는 효과가 없으니, 셀프배당의 세금 이점은 해외 직상장 ETF에 투자할 때만 성립한다.
하지만 은퇴 이후라면 한 가지 방법이 더 있다. 연금저축계좌나 IRP 안에서 ETF를 운용하면 매매차익과 분배금 모두 운용 중에는 과세가 이연되고, 만 55세 이후 연금으로 수령하면 연 1,500만 원 한도 내에서 연령대별로 3.3~5.5%의 낮은 연금소득세만 적용된다.
일반계좌에서 배당이나 매도차익을 그대로 받는 것보다 세금 부담이 크게 줄어드는 구조다.
한국 투자자 입장에서 20대부터 일찌감치 ISA, IRP 등을 활용해 자동이체 적립식 투자와 절세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식에 대해 이전 글에서 더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관련 포스트: 미국주식 인덱스투자, 복리의 힘을 20대부터 써야 하는 이유
고배당ETF, 커버드콜ETF 대신 지수투자 후 매도전략이 합리적인 이유
정리하면 이렇다. 배당률이 높은 상품을 골라서 매달 받는 돈을 늘리는 방법과, 시장 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ETF를 사서 필요할 때 일부를 파는 방법 중 총수익 관점에서는 후자가 유리한 경우가 많다.
커버드콜 구조나 옵션인컴 구조는 눈에 보이는 배당률을 키우는 대신 상승 여력에 캡을 씌우거나 원금을 돌려주는 방식으로 그 배당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장이 좋아도 자산은 늘지 못한다.
다만 매도 전략에도 챙겨야 할 리스크가 있다. 하락장이 길게 이어질 때 생활비 때문에 지수 ETF를 계속 팔아야 하면 보유 수량이 빠르게 줄어들고, 이후 시장이 반등해도 줄어든 수량으로는 회복 속도가 더뎌진다. 이를 수익률 순서 위험이라고 부른다.
이 리스크는 지수 ETF와 별도로 1~2년치 생활비를 현금으로 확보해두면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 하락장이 와도 그 기간만큼은 현금으로 버티면서 지수 ETF는 매도하지 않고 시장이 회복될 때까지 그대로 들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안판다의 생각
JEPI, JEPQ, ULTY 등이 보여주는 높은 배당률은 분명 유혹적이다.
열심히 일해서 3-4억만 만들고 직장을 때려쳐도 월 300만원 정도 생활비를 받으면서 놀고 먹는 파이어족이 될수 있을것 같다.
하지만 그 배당이 상승 여력을 깎거나 원금을 되돌려주는 방식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면, 결국 내 계좌의 총자산은 지수를 그냥 들고 있는 사람보다 뒤처질 가능성이 크다.
높은 배당률에 눈멀지 말고 직접 계산기를 두드려 보라. 그리고 지금의 300만원이 10년후에 얼마의 가치를 가질것 같은가? 그걸로 편안하게 먹고 살수 있을까? 갑자기 목돈이 들어갈 일이 생기면 그땐 어쩔건가?
게다가 그 배당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소득이다. 매달 쌓이는 배당이 어느 순간 연 2,000만 원을 넘기면 다른 소득과 합산되어 금융소득 종합과세자가 되고 건보료도 치솟는다.
사실 나의 은퇴플랜은 미국 지수 장기투자 + 셀프배당이다. 세금 혜택이 큰 ISA 와 연금저축 계좌에서 S&P500 과 나스닥100 ETF를 투자하고 생활비가 필요할때 일부를 매도해서 셀프배당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부부가 각각 연금저축을 보유했기에 인출 한도를 넘지 않도록 하고, 매도시기를 잘 조절해서 금융소득 종합과세가 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그리고 시장이 폭락했을때 주식을 매도하면 보유 자산 대비 인출률이 올라가기에, 1~2년치 생활비 정도는 현금으로 갖고 있으려 한다. 이렇게 현금 버퍼를 마련해두면 시장이 흔들려도 급하게 지수 ETF를 팔지 않고 버틸 여유가 생긴다.
이렇게 지수를 통째로 들고 가면서 필요할 때 일부를 떼어내는 방식이, 눈에 보이는 배당률에 흔들려 상승 여력과 세금 통제권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보다 훨씬 합리적이라고 본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안판다.
안판다의 FAQ
Q1. JEPI, JEPQ 같은 커버드콜 ETF의 배당률이 높은 이유는 뭔가?
매달 콜옵션을 팔아 받는 프리미엄을 배당처럼 나눠주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주가 상승 여력에 캡이 씌워져 배당률은 높아지지만 총수익은 지수보다 낮아지는 경우가 많다.
Q2. ULTY 같은 100%대 배당률은 진짜 수익인가?
상당 부분이 자본 반환으로 분류된다. 벌어들인 이익이 아니라 투자자가 넣은 원금 일부를 되돌려주는 방식이라 지속 가능성이 낮다.
Q3. 셀프배당은 정확히 무슨 개념인가?
자산 운용사의 배당을 기다리지 않고 보유한 지수 ETF 일부를 필요할 때 팔아서 현금을 만드는 방법이다. 배당 정책과 무관하게 투자자가 매도 시점과 금액을 스스로 정할 수 있다.
Q4. 셀프배당이 금융소득종합과세를 피하는 데 왜 유리한가?
일단 해외 직상장 ETF의 경우 분배금은 배당소득으로 합산되지만 매도차익은 양도소득으로 분류과세되어 종합과세 기준과 무관하다. 국내 거래소에 상장된 해외추종 ETF는 분배금과 매도차익 모두 배당소득세로 합산되지만 매도 금액과 시기를 스스로 조절 가능하기에 금융소득종합과세에 유연하게 대처 가능하다.
Q5. 지수 ETF를 팔아서 생활비를 마련할 때 가장 조심해야 할 점은?
하락장에서 생활비 때문에 계속 팔아야 하면 수량이 빠르게 줄어드는 수익률 순서 위험이다. 1~2년치 생활비를 현금으로 미리 마련해두면 하락장에서 매도를 피할 수 있어 이 리스크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참고자료
- Don’t Fall for This Common Dividend Mistake When Investing for Retirement, Morningstar
- Homemade Dividends, Overview, How These Work, and Examples, Corporate Finance Institute
- 국내·해외상장 ETF 매매차익과 분배금 과세 비교, KB캐피탈
- 연말정산 시 ETF 절세 효과를 극대화하고 싶다면, 미래에셋자산운용
- 금융소득종합과세, 나무위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