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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리 효과 제대로 터지는 순간, 첫 목돈 1억이 분기점인 이유

절제된 에디토리얼 일러스트 스타일로 표현된 복리 효과 곡선. 완만하게 시작하여 특정 임계점을 지나면 급격하게 상승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돈을 불리는 과정에서 유독 힘들게 느껴지는 구간이 있다. 통장 잔고가 좀처럼 늘지 않는 것 같은 그 답답한 시기, 사실 이 구간을 지나면 복리 효과가 본격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한다.

워런 버핏의 오랜 동업자였던 찰리 멍거는 이 지점을 두고, 도달하기까지는 고되지만 일단 넘어서면 한결 수월해진다고 말한 바 있다.

멍거가 말한 기준점은 미화 10만 달러다. 현재 환율로 단순 환산하면 1억 5천만원 안팎이지만, 한국에서 ‘첫 목돈’을 이야기할 때 가장 상징적인 숫자로 꼽히는 금액이 1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 투자자에게는 1억원이 같은 의미를 갖는 심리적 분기점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유튜버이자 자수성가한 투자자 마크 틸버리 역시 어릴 적 존경했던 백만장자의 조언을 인용하며, 처음부터 수백만 달러를 목표로 하지 말고 이 첫 목돈에 집중하라고 강조했다.

왜 첫 목돈을 만들기가 유독 힘들까?

이유는 단순하다. 초기 자산이 적을 때는 복리가 만들어내는 절대 금액 자체가 미미하기 때문이다. 재무 상담사 브라이언 프레스턴은 이 구간의 성장은 대단한 투자 종목을 찾아서가 아니라, 그저 꾸준한 저축과 투자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한다.

같은 원리를 실제로 증명한 사례가 있다. 미국 아칸소주에 거주하는 한 부부는 2008년 순자산 마이너스 15만 달러에서 시작해 2020년 순자산 100만 달러를 달성했다.

12년이 걸린 이 여정에서 두 사람은 사회복지 및 정신건강 분야 전문직으로 일하며 부부 합산 연소득 25만 달러 수준의 탄탄한 현금흐름을 갖추고 있었고, 학자금 대출 없이 장학금과 가족의 지원으로 학업을 마쳤다.

즉 이들의 성공은 무리한 절약만이 아니라 높은 소득 기반 위에서 401(k) 퇴직연금, 개인 IRA 계좌, 꾸준한 저축을 병행한 결과였다.

자산이 불어나는 속도는 어떻게 달라지는가?

한번 일정 자산 규모를 넘어서면, 그 이후부터는 원금보다 수익이 자산 증가에 기여하는 비중이 커진다. 이 부부 역시 첫 100만 달러를 만드는 데는 12년이 걸렸지만, 같은 방식으로 두 번째 100만 달러 달성에 거의 다다랐고 첫 목표 이후 총 6년이면 도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절반의 시간에 같은 금액을 만드는 셈이니, 복리가 시간이 지날수록 얼마나 가속하는지 보여주는 실제 사례다.

이 부부가 배운 교훈 중 하나는 자동차 할부의 함정이었다. 처음엔 차량 할부금이 자산 형성에 도움이 된다는 영업 사원의 말에 넘어갔지만, 6개월 만에 그 판단이 잘못됐다는 걸 깨닫고 이후로는 항상 현금으로 중고차만 구매했다.

신용카드 역시 두 번 시도했다가 모두 정보 유출을 겪은 뒤로는 아예 사용을 피하고, 잔액을 남기는 것 자체를 극도로 꺼린다고 밝혔다.

이처럼 부채와 불필요한 소비를 통제하여 재정적 여유를 확보하는 것이 왜 장기투자 원칙을 지키는 핵심이 되는지 버핏의 소비 철학을 통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관련 포스트: 워런 버핏에게 배우는 장기투자 마인드, 부자가 될수록 소비를 줄인 이유

절제된 에디토리얼 일러스트 스타일로 표현된 혼자 눈을 뭉치고 있는 인물. 초기 자산 형성의 지루하고 힘든 과정을 작은 스노우볼을 만드는 행위에 빗대어 표현했다.

목돈을 만든 뒤 삶은 어떻게 달라지는가?

이 부부가 꼽은 가장 큰 변화는 마음의 평화였다. 100만 달러를 달성한 뒤 특별한 자축 행사는 없었지만, 회사를 계속 다닐지 여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답했다.

돈에 쫓기지 않고 일하는 삶과, 필요해서 어쩔 수 없이 일하는 삶은 완전히 다르다는 이야기다.

이들의 조언 중 인상 깊은 대목은 회사의 매칭 지원금을 반드시 챙기라는 부분이다. 퇴직연금 매칭은 사실상 즉시 100% 수익률을 보장하는 것과 같은데, 이를 포기하는 동료들에게 늘 안타까움을 느꼈다고 전한다.

한국의 국민연금이나 연금저축펀드 세액공제 혜택도 본질적으로 같은 원리다.

한국 투자자에게는 이 원칙이 어떻게 적용되는가?

미국의 401(k)나 IRA와 정확히 같지는 않지만, 한국에도 연금저축펀드나 ISA 계좌처럼 세제 혜택을 받으며 S&P500 장기 투자를 실천할 수 있는 도구들이 마련돼 있다.

매달 일정 금액을 미국 주식 지수 ETF에 자동으로 적립하는 방식은 국적을 가리지 않고 통하는 원리다. 결국 중요한 건 어떤 상품을 고르느냐보다, 첫 목돈이 만들어질 때까지 얼마나 흔들림 없이 이 과정을 반복하느냐다.

절제된 에디토리얼 일러스트 스타일로 표현된, 언덕을 스스로 굴러내려가며 빠르게 커지는 거대한 스노우볼. 첫 목돈 형성 이후 복리 효과로 인해 자산이 가속적으로 불어나는 단계를 상징한다.

안판다의 생각

이 기사를 보면서 다시 한번 느끼는 건, 복리는 마법이 아니라 시간이 만들어주는 산수라는 사실이다. 초반 구간이 유독 지루하고 성과가 안 보이는 이유는 복리가 원래 그런 곡선을 그리기 때문이지, 내가 뭔가 잘못하고 있어서가 아니다.

아칸소 부부의 사례가 인상적인 이유는 화려한 종목 선정이나 타이밍 매매가 아니라, 지수 추종 투자와 퇴직연금 활용, 부채 관리라는 단순한 원칙을 12년간 지켰다는 점이다.

그래서 나는 첫 목돈이 좀처럼 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는 그 지루한 구간이야말로 원칙을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아들에게 어려서 부터 이 원칙을 강조해왔고 운좋게도 최근 몇년간의 미국 주식시장 호황으로 아직 대학생인 아들은 이 첫번째 관문을 이미 수년전에 넘어섰다.

열심히 알바해서 버는 돈 만큼이 아무것도 안해도 패시브 인컴으로 자기 통장에 찍히는걸 직접 확인하니, 이런 방식의 투자를 취업한 후에도 꾸준히 이어가서 40대에 파이어족이 되겠다고 말하곤 한다.

자녀에게 재산보다 고기 잡는 법을 물려줄 수 있다는 것은 부모로써 분명 기쁜 일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안판다.

안판다의 FAQ

Q1. 첫 1억원을 모으는 데 왜 이렇게 오래 걸리는가?

초기 자산이 적을 때는 복리가 만들어내는 절대 금액 자체가 작기 때문이다. 이 시기는 원금 자체를 쌓는 저축의 힘이 수익률보다 훨씬 크게 작용하는 구간이다.

Q2. 두 번째 목돈은 왜 더 빨리 모이는가?

자산 규모가 커지면 원금보다 투자 수익이 자산 증가에 기여하는 비중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칸소 부부는 첫 100만 달러에 12년, 두 번째 100만 달러에는 6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Q3. 한국 투자자는 401(k) 대신 무엇을 활용할 수 있는가?

연금저축펀드나 ISA 계좌를 통해 세제 혜택을 받으며 s&p500 등 미국 지수 ETF에 장기 투자할 수 있다. 회사 매칭이 없는 대신 세액공제라는 형태로 비슷한 혜택을 얻는 구조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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