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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투자의 함정, 버핏도 세번이나 반토막났다

워런 버핏의 투자 인생에서 발생한 몇 번의 반토막 하락을 상징하는 플랫 일러스트.

장기투자를 결심할 때 사람들은 대개 수익률 곡선만 본다. 워런 버핏이라는 이름이 주는 안정감 때문에 버크셔 해서웨이를 장기 우상향하는 지수처럼 안전한 대마불사의 상징으로 여기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실제로 버핏의 투자 인생을 들여다보면, 그는 역사적으로 최소 세 번, 자산이 반토막에 가까운 수준까지 떨어지는 시기를 겪었다.

이 사실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하다. 장기 투자로 큰 수익을 낸 사람들의 이야기는 항상 결과만 강조되고, 그 과정에 있었던 폭락과 인내의 구간은 생략되기 때문이다. 버핏조차 피할 수 없었던 하락장이라면, 평범한 지수 추종 투자자에게 하락장은 선택이 아니라 필연에 가깝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실제로 몇 번이나 폭락했나?

버크셔 해서웨이는 1980년 이후 다섯 차례의 큰 폭 하락을 겪었다. 1981년부터 1982년까지 약 19%, 1987년 한 해에만 약 37%, 1989년부터 1990년까지 다시 37%, 1998년부터 2000년까지는 49%, 그리고 2007년부터 2009년 금융위기 구간에서는 51%까지 떨어졌다.

이 중 실제로 50% 안팎의 반토막 수준에 해당하는 것은 마지막 두 구간이며, 1970년대 초반의 하락까지 포함하면 역사적으로 총 세 번의 반토막급 하락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숫자로만 보면 대략 6~7년에 한 번씩 큰 폭의 낙폭이 반복된 셈이다.

그런데도 같은 기간 버크셔의 주가는 연평균 21%씩 복리로 성장했다. 3년 반마다 자산이 두 배로 불어나는 속도다. 높은 복리 수익률과 큰 낙폭은 서로 반대되는 현상이 아니라, 같은 현상의 앞면과 뒷면이라는 것이다.

버크셔 해서웨이뿐만 아니라 미국 S&P500 지수 전체의 역사적 폭락과 평균 회복 기간 데이터를 함께 살펴보면 하락장에 대한 심리적 대비에 도움이 될것이다.

관련 포스트: 반토막 나도 결국 결국 회복했다, S&P500 폭락의 역사와 회복 패턴

왜 평균 수익률만 믿으면 위험한가?

주식시장의 장기 평균 수익률이 연 9~10%라는 통계를 들으면 마음이 편해진다. 하지만 이 숫자는 전쟁, 불황, 고금리, 저금리, 버블, 붕괴를 모두 통과한 뒤에 나온 결과값이다.

즉 이 평균을 실제로 손에 넣으려면 그 사이에 있었던 모든 하락 구간을 그대로 버텨내야 한다. 저평가 구간에서만 투자하고 고평가 구간에서는 빠져나오는 식으로 시장을 예측해서 이 평균을 초과한 사람은 극히 드물다.

지수 추종 장기 투자를 선택했다면, 평균 수익률이라는 결과는 하락장을 통과하는 대가로 얻는 보상에 가깝다. 이 순서를 거꾸로 이해하면 하락장마다 원칙이 흔들리기 쉽다.

장기 투자의 평균 수익률을 얻기 위해 하락장을 견디는 인내를 상징하는 플랫 일러스트. 무거운 공을 끌고 가는 사람.

한국의 지수 투자자에게는 어떤 의미인가?

국내에서 S&P500이나 나스닥100 ETF에 연금저축펀드나 ISA 계좌를 통해 장기 투자를 하는 사람이라면, 버크셔의 사례를 자신의 이야기로 바꿔볼 필요가 있다.

미국주식시장에 직접투자하든, 국내 상장된 지수 추종 ETF를 통해 투자하든 원리는 같다. 지수라는 것은 원래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우상향하는 구조이고, 그 하락 구간을 견디지 못하고 이탈하는 순간 복리의 힘을 스스로 포기하게 된다.

버핏처럼 압도적인 정보와 자원을 가진 투자자도 하락장을 피해가지 못했다는 사실은, 평범한 개인 투자자가 시장 타이밍을 맞추려는 시도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역으로 보여준다.

하락장에서 이탈하지 않는 것과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 무엇이 더 중요한가?

많은 투자자들이 “어떻게 하면 수익률을 더 높일까”를 고민하지만, 실제로 더 중요한 질문은 “어떻게 하면 지금보다 더 나빠지지 않을까”다.

시장을 이기려는 시도로 수익을 크게 개선하는 것은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여러가지 이유 때문에 현실에서는 매우 어렵다. 반대로 원칙 없이 매매하다가 단순한 Buy and Hold 전략보다 훨씬 나쁜 결과를 내는 것은 놀라울 정도로 쉽게 벌어진다.

이 비대칭성을 이해하면, 장기 투자자가 가장 먼저 갖춰야 할 것은 정교한 전략이 아니라 하락장에서도 이탈하지 않는 원칙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다음은 하락장의 공포에 흔들려 매도 단추에 손이 갈 때 마음을 다잡아줄 인덱스 장기투자자의 핵심 수칙들을 정리한 글이다.

관련 포스트: 팔고 싶을 때 꺼내보는 리스트, S&P500 장기투자자가 지켜야 할 원칙들

하락장의 심리적 압박으로 원칙을 버리고 시장에서 이탈하여 손실을 확정하는 상황을 상징하는 플랫 일러스트.

안판다의 생각

버크셔의 다섯 번의 큰 하락 구간과, 그중 반토막 수준에 이른 세 번의 사례를 다시 보면서, 결국 장기 투자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하락장 자체가 아니라 하락장을 견디지 못하고 팔아버리는 그 순간이라는 생각을 다시 확인했다.

지수 추종 투자를 하기로 결심한 이상, 높은 복리 수익률의 이면에는 반드시 큰 폭의 하락 구간 또한 필연적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미리 받아들이고 있어야 한다. 이걸 이해하지 않은 채 상승장에서 스스로를 실력 있는 투자자로 착각했던 사람은, 하락장이 오면 가장 먼저 원칙을 버리게 된다.

물론 버핏의 사례를 그대로 내 상황에 대입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그는 개별 기업을 철저히 분석해 매수한 투자자였고, 나는 지수 자체를 추종하는 방식을 택했기 때문에 낙폭의 성격이나 회복 속도는 다를 수 있다.

그래도 큰 틀에서 하락은 복리의 대가라는 원칙만큼은 변하지 않는다고 믿는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안판다.

안판다의 FAQ

Q1. 워런 버핏도 하락장을 피하지 못했다는 게 사실인가?

사실이다. 압도적인 정보력과 분석력을 가진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조차 역사적으로 세 차례 정도 반토막급 하락을 겪었다. 이는 하락장이 투자 실력과 무관하게 발생하는 시장의 구조적 현상임을 보여준다.

Q2. 지수 추종 장기 투자자가 하락장에서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은 무엇인가?

수익률을 더 끌어올리는 전략보다, 지금보다 결과를 더 나쁘게 만들지 않는 것이 우선이다. 하락장에서 원칙 없이 매매하면 단순히 버티는 것보다 훨씬 나쁜 결과를 낼 가능성이 크다.

Q3. 시장 평균 수익률인 연 9~10%는 누구나 얻을 수 있는 수치인가?

이론상으로는 그렇지만, 실제로는 전쟁, 불황, 버블, 붕괴를 포함한 모든 구간을 그대로 버텨낸 사람만 이 평균에 도달한다. 시장 타이밍을 예측해 이 평균을 초과한 투자자는 매우 드물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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