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버핏효과 vs 버리효과, 버핏이 사면 오르고, 버리가 팔면 무너진다?

시장의 거친 파도와 소음에도 자기 만의 투자 방향을 고수하는 나침반 일러스트

워런 버핏이 어떤 주식을 사면 오르고, 마이클 버리가 어떤 주식을 팔면 무너진다는 말이 있다.

최근 마이클 버리가 개인 투자 뉴스레터인 서브스택과 X를 통해 엔비디아, 테슬라, 캐터필러, 마이크론, 반도체 ETF인 SOXX 등에 대한 하락 베팅을 공개하자, 외신 보도 기준으로 이틀 만에 삼성전자 주가는 14퍼센트, SK하이닉스는 17퍼센트 급락했다.

인덱스 장기투자자라면 이런 일이 벌어질 때 무엇을 근거로 판단해야 할지 한 번쯤 짚어볼 필요가 있다.

마이클 버리의 말 한마디에 시장이 흔들리는 이유는?

한 마디로 예전에 큰 성공을 거둔 유명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버리는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미리 예측해 막대한 수익을 거둔 인물로,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이다.

지금은 헤지펀드를 운영하지 않고, 서브스택에 거의 매일 자신의 개인 투자 내용을 공개하며 X를 통해 실시간에 가깝게 포지션을 알리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영화가 히트하고 그의 ‘업적’이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자, ‘전문가’인 그의 투자를 따라 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움직임을 예상한 사람들의 또 다른 자금이 그 영향력을 증폭시키는거라고 생각한다.

흥미로운 점은 버리 본인이 이런 시장 반응에 대해 자신은 시장을 움직일 힘이 없다고 밝혔다는 것인데, 이는 시장이 그의 발언에 과도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버핏효과와 버리효과는 차이는?

겉보기엔 비슷해 보이지만 구조가 다르다.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는 공개시장에서 소수 지분을 사고파는 투자자가 아니다. 경영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규모로 지분을 매입해 기업의 방향성 자체에 개입하는 방식을 취한다.

반면 버리는 공개시장에서 옵션과 숏 포지션을 활용해 단기적인 가격 움직임에 베팅하는 쪽에 가깝다. 두 사람 모두 시장에 영향력을 미치는 이유는 유명세와 과거 성과 때문이지, 그들이 항상 옳기 때문은 아니다.

실제로 버리의 과거 숏 베팅 타이밍도 종종 이르게 진입해 손실을 감내한 경우가 있었다는 점을 기사도 짚고 있다. 빅쇼트 영화를 봐도 너무 일찍 시장의 붕괴에 배팅했다가 엄청난 비용을 계속 소모하며 애태우는 장면이 나온다.

주변의 소음에도 꿋꿋하게 시간과 복리의 힘을 믿고 장기투자를 이어가는 모래시계 일러스트

개인 투자자가 유명 투자자를 따라가면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도 영화 빅쇼트를 재미있게 봤다. 하지만 그 영화를 보고 나서 내가 배운 건 버리를 따라 투자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런 방식은 나 같은 개인 투자자에게는 ‘전혀’ 맞지 않는다는 확신이었다.

나는 버리처럼 천재가 아니고, 그처럼 투자회사 조직을 갖고 모든 리소스를 시장 분석에 쏟아붓지도 못한다. 시장 내부 정보에 접근할 수단도 당연히 적다.

아무리 내 직감과 분석이 어떤 결론에 도달한다 해도, 결국 나는 나 자신을 완전히 믿을 수 없다.

워런 버핏도 사정은 비슷하다. 그의 투자 방식은 공개시장에서 소수 지분을 사고파는 우리와는 차원이 다르다. 좋은 회사의 지분을 경영권에 영향을 줄 만큼 인수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우리 같은 개인 투자자의 매매 논리와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

워렌버핏과 델타항공의 교훈

코로나 사태로 항공주가 폭락했을 때 나는 델타항공을 저가에 매수했었다. 델타는 항공주 중에서 대장주였고, 산업 전체가 큰 어려움에 처해 있었지만 언젠가는 회복될 거라 믿었다.

결정적으로는 워런 버핏이 델타항공을 매수했다는 것을 알고 결정한 것도 크다. 버핏이 투자한 회사니까, 내가 모르는 뭔가를 많이 알고 있을테니까 믿을 만하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내가 매수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버핏이 델타항공을 매도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실제로 버크셔는 2020년 4월 초 델타 지분의 약 18퍼센트를 팔았고, 이후 5월 주주총회에서 4개 항공주 전량을 매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런 대형 투자자는 지분 보유 현황을 정기적으로 공시해야 하지만, 그 공시와 실제 매매 시점 사이에는 시차가 존재한다. 내가 매수 근거로 삼았던 정보는 이미 과거의 결정이었던 셈이다.

델타항공은 그 후로도 오랫동안 주가가 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ㅠㅠ

유명 투자자의 한마디에 시장이 흔들릴 때 인덱스 투자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핵심은 개별 종목이 아니라 시스템에 투자하는 것이다. 버핏이 사든 팔든, 버리가 숏을 걸든 말든, 시장 지수 전체는 개별 투자자 한 명의 판단에 의해 장기적인 방향이 결정되지 않는다.

단기적으로는 특정 뉴스에 지수 구성 종목들이 흔들릴 수 있지만, 그 변동성 자체가 지수 장기투자의 근거를 무너뜨리진 않는다.

시장의 온갖 소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투자원칙을 고수하는 뿌리 깊은 나무 일러스트

안판다의 생각

델타항공 경험은 나에게 뼈아픈 교훈을 남겼다. 유명한 투자자의 매수 정보에 의존해 개별 종목을 판단하는 방식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몸으로 겪은 것이다.

버핏도, 버리도 각자의 방식으로는 뛰어난 투자자이지만, 그들의 정보 접근성과 자본력, 시장에 개입하는 방식은 개인 투자자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그들과 우리는 애초에 같은 게임을 하는 게 아니다.

그래서 나는 개별 종목을 고르는 방식을 포기하고 시장 전체를 추종하는 인덱스에 장기로 묻어두는 방식을 선택했다.

이 방식이 언제나 최선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다만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정보 비대칭과 판단력의 한계를 인정한다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 무엇인지는 분명해진다.

버리 효과든 버핏 효과든, 결국 그 파도가 지나가고 나면 지수는 다시 자기 자리를 찾아간다는 것을 지난 수십 년의 데이터가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안판다.

안판다의 FAQ

Q1. 버핏 효과, 버리 효과란?

버핏 효과는 워런 버핏이 경영권에 영향을 줄 만큼의 지분을 매입해 기업 가치에 직접 개입하는 방식에서 나온다. 반면 버리 효과는 마이클 버리가 공개시장에서 옵션이나 숏 포지션으로 단기 가격 움직임에 베팅하는 방식에서 나오는 것으로, 두 효과는 투자 구조 자체가 다르다.

Q2. 마이클 버리가 숏 포지션을 공개하면 왜 주가가 급락하나?

버리는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한 이력 때문에 시장에서 상당한 신뢰를 얻고 있다. 그가 서브스택과 X를 통해 특정 종목에 대한 하락 베팅을 공개하면, 투자자들이 그 판단을 따라 매도에 나서면서 단기간에 관련 종목이 동반 하락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Q3. 유명 투자자 발언으로 시장이 흔들릴 때 인덱스 투자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인덱스 투자자는 개별 종목이 아니라 시장 시스템 전체에 투자하는 관점을 유지해야 한다. 단기적으로 특정 뉴스에 지수 구성 종목이 흔들릴 수 있지만, 그 변동성이 장기 인덱스 투자의 근거를 무너뜨리지는 않는다.

참고자료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