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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종목추천 미국증시 20년 백테스트의 결과는?

AI 종목추천과 장기 투자 전략의 백테스트 결과를 비교하는 플랫 일러스트. 장기 투자 쪽으로 저울이 기울어져 있다.

AI에게 투자할 종목을 골라달라고 맡기면 시장을 이길 수 있을까. 최근 발표된 한 연구는 이 질문에 대해 상당히 냉정한 답을 내놓았다. 미국증시 20년치 데이터와 100개 넘는 종목을 놓고 검증했더니, AI 트레이딩 전략 대부분이 그냥 사서 들고 있는 전략, 즉 장기 투자를 이기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결과는 인덱스 투자를 원칙으로 삼는 사람들에게는 낯설지 않은 이야기다. 다만 이번 연구가 흥미로운 건 그 근거가 막연한 신념이 아니라 오랜 기간에 걸친 실증 데이터라는 점이다.

AI 종목추천, 왜 지금까지는 잘 맞는 것처럼 보였나

에든버러대, UCLA, 성균관대 공동 연구팀은 기존의 AI 트레이딩 연구들이 대개 짧은 기간, 소수의 종목만 놓고 검증됐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테슬라처럼 급등한 종목을 6개월 정도만 떼어놓고 보면 어떤 전략이든 그럴싸해 보이기 마련이다.

연구팀은 이런 착시를 만드는 세 가지 함정을 짚었다. 살아남은 종목만 계산에 넣는 생존자 편향, 그 시점에 없었을 정보를 모델이 활용하는 미리보기 편향, 같은 데이터를 반복해서 테스트하다 우연히 좋은 결과가 나오는 데이터 스누핑이다.

연구를 이끈 미하이 쿠쿠링구 교수는 테스트 기간을 2008년 금융위기와 코로나 크래시까지 넓히고 상장 폐지된 종목까지 다시 포함시켰다. 그 결과 AI의 우위가 대부분 사라졌다고 밝혔다.

데이터에서 인위적인 패턴을 찾아내는 AI 연구원을 표현한 플랫 일러스트.

지수 투자가 AI를 이긴 이유는 뭘까

저변동성 종목으로 구성한 실험에서 그냥 사서 버티는 전략은 연 7.9%의 수익률로 위험 대비 성과 기준 가장 좋은 결과를 냈다. 이는 연구팀이 테스트한 모든 AI 에이전트를 앞지른 결과였다.

AI 중 한 모델이 연 14%에 가까운 원금 수익률로 1위를 차지하기는 했다. 다만 위험 대비 성과는 약했고 중간에 큰 손실 구간도 있었다.

55년 된 전통적 통계 모델인 ARIMA조차 위험을 반영한 성과에서는 AI를 앞섰다. 상승장에서는 지수 투자가 0.61, 하락장에서는 마이너스 0.28의 위험 대비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AI 에이전트 하나는 상승장에서도 마이너스 0.19에 그쳤다.

사실 AI가 시장을 이기지 못한다는 데이터는 액티브 펀드 매니저들이 장기적으로 인덱스 지수에 패배해 온 역사적 데이터와도 정확히 일치한다.

관련 포스트: 전문가도 90%가 지는 게임, 내가 인덱스 ETF를 선택한 이유

AI 종목추천의 진짜 문제는 타이밍과 편중이다

같은 시기 발표된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AI가 짜는 포트폴리오는 반도체 비중이 평균 41%로 S&P500 지수 내 비중인 21%의 두 배에 달했다. 엔비디아는 거의 모든 AI 모델이 공통으로 골라낸 종목이었다.

AI는 기업의 실적이나 재무제표보다 언론 노출량에 더 크게 반응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AI가 참고한 사이트의 3분의 2가 기업 홈페이지였다는 점도 이런 편향을 뒷받침한다.

게다가 AI는 상승장에서는 오히려 신중한 선택을 하다 상승분을 놓치고, 하락장에서는 공격적인 매매로 손실을 키우는 정반대의 타이밍을 반복했다. 여기에 거래가 잦아지면서 발생하는 비용까지 더해지면 남는 수익은 더 줄어든다.

차분히 성장하는 나무(장기 투자)와 비용을 발생시키며 바쁘게 뛰는 사람(잦은 AI 매매)을 대조한 플랫 일러스트.

안판다의 생각

이 두 편의 연구를 읽으면서 결국 확인한 건 하나다. 미국증시에서 무언가를 골라내려는 시도는, 그 도구가 사람이든 AI든, 시간이 길어질수록 지수를 그냥 들고 있는 쪽에 밀리는 경향이 반복된다는 사실이다.

AI가 특정 뉴스나 화제성에 끌려간다는 지적은 사람의 심리와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결국 중요한 건 도구의 성능이 아니라 얼마나 오래, 얼마나 넓게 시장 전체를 들고 가느냐다.

이번 연구가 아직 동료 심사를 거치지 않은 예비 논문이라는 한계는 있지만, 20년이라는 기간과 100개 이상 종목이라는 폭은 가볍게 볼 수 없는 근거다. 나는 이 결과를 보고 인덱스 투자 원칙을 다시 확인했다.

화려한 종목 추천이 나올 때마다 흔들리기보다는, 지수 투자와 적립식 투자를 꾸준히 이어가는 쪽이 결국 데이터가 말해주는 답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안판다.

안판다의 FAQ

Q1. AI가 고른 종목이 실제로 시장보다 수익률이 높았던 건가?

단기적으로는 시장 평균보다 높은 수익을 낸 경우도 있었다. 다만 거래 비용과 반도체·빅테크 편중을 반영하면 그 우위는 특별하다고 보기 어려웠다.

Q2. AI가 반도체·빅테크에 편중되는 이유는 뭔가?

AI는 기업 실적보다 언론에 얼마나 많이 노출됐는지에 더 크게 반응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 결과 이미 화제가 된 종목에 몰리면서 포트폴리오가 좁아지는 문제가 나타났다.

Q3. 이 연구는 신뢰할 수 있는 결과인가?

연구팀 스스로도 이 논문이 아직 동료 심사를 거치지 않은 예비 단계라고 밝혔다. 다만 검증 범위가 넓고 방법론이 구체적이라 참고할 가치는 충분하다고 본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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