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ETF 추천을 검색해서 들어온 독자라면 요즘 미국 증시 전망을 둘러싼 논쟁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밸류에이션이 너무 높다는 말과, 이번엔 정말 다르다는 말이 동시에 들려오기 때문이다.
이 글은 HumbleDollar에 실린 Adam M. Grossman의 칼럼을 바탕으로, 미국주식 장기투자를 지속해야 하는 이유를 다시 정리해보려는 글이다.
“이번엔 다르다”는 말, 왜 항상 위험한가?
존 템플턴은 투자에서 가장 값비싼 네 단어가 “이번엔 다르다”라고 말했다. 시장을 움직이는 사실은 매번 달라져도, 그 결과를 만들어내는 인간의 심리와 행동 패턴은 놀랍도록 반복되기 때문이다.
경제학자 카르멘 라인하트와 케네스 로고프도 수백 년간의 시장 사이클을 연구한 뒤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겉보기엔 매번 다른 것 같지만, 실제로 다른 경우는 드물다는 것이다.
물론 모든 변화를 무시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인터넷이 투자 정보 접근성을 낮춘 동시에 밈 주식 열풍이나 가치가 불분명한 투자 대상들을 만들어낸 것처럼, 정말로 구조가 바뀌는 순간도 분명 존재한다.
다만 그 변화의 결과가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는 여전히 열린 질문으로 남아 있을 뿐이다.
AI가 일자리를 없앤다는 전망, 왜 성급한 결론일까?
한때 AI가 화이트칼라 일자리를 대거 없앨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 전망을 강하게 주장했던 인물조차 최근엔 생각을 바꿨다고 말했다.
19세기 철도망이 확산될 때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철도가 장거리 운송에서 말의 수요를 없앨 것이라 예상했지만, 오히려 철도역 주변과 지역 운송에서 말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다.
기술이 하나의 작업을 대체하는 동시에 그 주변에서 새로운 일들을 만들어내는 셈이다. AI도 비슷한 경로를 밟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성급한 비관론에 휩쓸려 장기 포트폴리오를 흔드는 것은 신중해야 할 태도다.
관련 포스트: AI 주식을 매수하기엔 너무 늦은 건가? 시장 진입 타이밍에 대한 고민

미국 증시 전망, 밸류에이션 논쟁을 어떻게 봐야 할까?
CAPE 비율 기준으로 보면 미국 증시는 2000년 정점에 가까운 수준까지 올라와 있어 밸류에이션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동시에 오늘날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이 기술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과거보다 높은 밸류에이션이 정당화된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누구의 해석이 맞는지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밸류에이션 논쟁의 승패를 예측하기보다, 방어적인 자산배분을 유지하는 쪽을 택하는 쪽이 맞다고 생각한다.
이는 지수 추종 ETF에 장기투자하는 사람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태도다. 특정 시점의 밸류에이션을 근거로 시장을 떠나거나 들어가려 하지 않고, 정해진 원칙에 따라 꾸준히 매수하고 보유하는 편이 결과적으로 감정에 휘둘리는 판단보다 낫다는 뜻이다.
지수 추종 ETF와 국제분산투자, 왜 서로 부딪히는가?
과거엔 세계 여러 나라의 주식에 분산투자하는 것이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높이는 당연한 상식처럼 여겨졌지만, 최근 20년간 미국 증시가 해외 시장을 압도하면서 이 방식에 대한 회의론이 커졌다.
유럽연합의 1인당 GDP는 2008년 미국의 76.5% 수준에서 2023년 50% 수준까지 떨어졌을 정도로 격차가 벌어졌다.
컬럼의 필자인 Adam M. Grossman은 몇 년간의 부진을 이유로 분산투자 원칙 자체를 포기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유지하며, 실제로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글로벌 주식의 35~40%가 미국 밖에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국제분산투자를 지지하는 쪽은 시가총액 가중이 합리적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하고, 미국 지수에 집중하는 쪽은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수익성 높은 기업들이 압도적으로 미국에 몰려 있다는 현실적 전제에서 출발한다.
이건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어느 리스크를 감수할지 선택하는 문제에 가깝다. 국제분산투자를 포기하면 특정 국가 편중 리스크를 그대로 안고 가는 것이고, 국제 비중을 늘리면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률과 통화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예측이 아닌 루틴으로 접근해야
VOO, IVV 같은 S&P500 지수 추종 ETF의 총보수는 0.03% 수준이며, 최근 등장한 SPYM은 0.02%로 더 낮은 비용을 제시하고 있다. (그래서 나도 최근 S&P500 ETF 에 투자시엔 SPYM 을 매수중이다)
미국 지수 ETF를 중심에 두는 이유는 국제분산투자가 틀렸다고 보기 때문이 아니라, 단일한 원칙을 흔들리지 않고 지키는 것이 여러 시장을 오가며 판단하는 것보다 실행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역시 시장 예측을 이유로 하기보다, 정해진 자산 비중을 유지하기 위한 기계적인 루틴으로 접근하는 편이 감정적 판단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안판다의 생각
이 글을 읽으며 다시 한번 확인한 건, “이번엔 다르다”는 말에 흔들리는 순간이 바로 원칙이 시험받는 지점이라는 사실이다. AI든 밸류에이션 논쟁이든 국제분산투자든, 결국 답은 지나고 나서야 알수있다.
다만 국제분산투자 부분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나는 미국 지수 ETF에 집중하는 전략을 쓰고 있고, 이건 컬럼의 필자가 권하는 글로벌 분산과 정면으로 다른 선택이다.
시가총액 기준 국제분산이 이론적으로 더 안전하다는 주장에는 나름의 근거가 있고, 그 논리를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나는 미국 시장이 지난 수십 년간 보여준 혁신 기업 집중도와 자본시장의 성숙도를 더 신뢰하기로 선택했을 뿐이다. 이건 어느 쪽이 정답인지 증명된 문제가 아니라,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리스크와 지킬 수 있는 원칙을 고른 결과다.
그 사이의 시간을 견디는 방법은 예측이 아니라 나만의 원칙과 루틴이다. 지수 추종 ETF를 꾸준히 사 모아서 장기보유 하는것.
그래서 나는 오늘도 안판다.
안판다의 FAQ
Q1. 미국 증시 밸류에이션이 높으면 지금 지수 추종 ETF를 사는 게 위험한 건가?
밸류에이션이 높다는 우려는 늘 존재했지만, 시점을 예측해서 진입과 이탈을 반복하는 전략은 장기적으로 더 나은 결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정해진 금액을 꾸준히 분할매수하는 방식이 감정적 판단을 줄이는 데 더 유리하다.
Q2. 국제분산투자를 안 하고 미국 지수 ETF에만 투자하는 건 위험하지 않나?
특정 국가에 집중하는 만큼 편중 리스크는 분명 존재한다. 다만 이는 정답이 정해진 문제가 아니라 감당할 리스크를 선택하는 문제이며, 원칙을 흔들리지 않고 지키는 실행력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 관점이다.
Q3. AI가 일자리를 없앨 거라는 전망 때문에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야 하나?
과거 철도가 확산될 때도 일자리 감소 우려가 있었지만 실제로는 관련 일자리가 늘어난 사례가 있다. 아직 검증되지 않은 미래 예측을 근거로 장기 포트폴리오 원칙을 바꾸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참고자료
- Open Questions, HumbleDollar
- SPYM vs VOO: Performance Charts & Full Comparison, PortfoliosLab
- Why SPYM Outperforms SPY and VOO in 2026, AInvest
- US vs International Stocks Pros and Cons, Reddit Boglehead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