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요일 미국 증시 S&P500 지수가 7818을 돌파하면서 기록을 다시 썼다. 이번이 2026년 들어 28번째 사상 최고치다. 매번 신고가 소식이 나올 때마다 이제 슬슬 꺾일 때가 되지 않았냐는 예측이 따라붙는데, 실제 데이터를 들여다보면 미국 증시 전망에 대한 답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새 사상 최고치는 흔치 않은 사건처럼 느껴지지만 강세장 안에서는 오히려 흔한 일이다. 2001년부터 2006년까지, 그리고 2009년부터 2012년까지는 신고가가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그 시기가 바로 약세장이었기 때문이다.
신고가는 강세장에서만 쌓인다
약세장은 사상 최고치가 사라지는 구간이고, 강세장은 사상 최고치가 쌓이는 구간이다. 2026년 한 해에만 27번의 신고가가 나왔다는 사실은 이례적인 게 아니라 강세장이 원래 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다.
그래서 신고가 자체를 경계 신호로 해석하는 건 통계적으로 근거가 약하다. 오히려 신고가가 뜸해지고 몇 달째 조용해질 때, 그때가 시장의 국면이 바뀌고 있는지 살펴봐야 할 시점에 가깝다.
신고가 경신 직후 시장을 떠나거나 타이밍을 재려던 매매가 왜 장기적으로 더 불리한 결과를 낳았는지, 실제 통계와 데이트레이더들의 사례를 통해 짚어본 아래 글도 함께 읽어볼 만하다.
관련 포스트: S&P500 미국 증시 신고가 뒤에 숨은 데이트레이더의 눈물
지금 강세장은 몇 살일까
이번 강세장은 2022년 10월 12일에 시작해 올해로 3.8년 차에 접어들었다. 1949년 이후 미국 증시의 평균 강세장 지속 기간은 5.6년이었으니, 지금 강세장은 오히려 평균보다 젊은 축에 속한다.
흥미로운 패턴은 따로 있는데, 강세장이 3년을 넘기고 나면 그 뒤로도 상당한 기간 더 이어지는 경향이 반복적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번 강세장은 이미 그 3년 고비를 넘긴 상태라, 나이만 놓고 보면 아직 정점을 논하기엔 이르다.

약세장은 지난 95년 중 몇 년이었을까
지난 95년간의 S&P500 역사를 보면 약세장은 약 21년에 불과했다. 나머지 기간, 그러니까 전체의 약 78퍼센트, 5년 중 4년꼴로 시장은 강세장이었다.
동전 던지기 확률이 아니라 애초에 시장에 오래 머무르는 쪽에 유리하게 설계된 구조라는 뜻이다. 이 지점이 바로 장기 투자와 인덱스 투자가 만나는 지점이고, 타이밍을 맞히려는 시도보다 계좌를 계속 유지하는 쪽이 통계적으로 유리하다.
타이밍을 재려다 단 며칠의 결정적인 상승장을 놓치는 것이 장기 계좌 수익률에 얼마나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지, 아래 글을 통해 확인해볼 수 있다.
관련 포스트: 미국주식 투자, 타이밍도 종목도 모른다고 인정하는 용기
해외 주식이나 연금저축, ISA 계좌를 통해 S&P500이나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는 국내 투자자에게도 이 숫자는 그대로 적용된다. 환율이나 세제는 나라마다 다르지만, 시장이 대부분의 시간을 강세장으로 보낸다는 구조 자체는 국경과 무관하다.
118퍼센트 상승은 위험 신호인가
이번 강세장에서 S&P500은 2022년 10월 저점 이후 약 118.6퍼센트 올랐다. 1966년 이후 펼쳐진 강세장은 현재 진행 중인 이번 강세장까지 포함하면 아홉 번인데, 이미 마무리된 여덟 번의 과거 강세장과 비교했을 때 상승률 기준으로는 5위에 해당한다.
절반쯤 순위에 위치한 상승률이라면, 지금의 랠리는 역대 강세장 중에서도 특별히 과열된 축이라고 보기 어렵다.
2009년부터 이어진 더 큰 흐름
지금의 강세장을 감싸고 있는 더 긴 흐름도 있다. 2009년부터 시작된 이 구조적 강세장은 벌써 17년째 이어지고 있고, 그동안 지수는 약 12배 가까이 상승했다.
이 17년의 흐름 안에도 2020년 팬데믹발 급락과 2022년 인플레이션발 조정처럼 20퍼센트 넘게 빠진 순환적 약세장이 두 차례 있었다. 다만 이런 굵직한 조정을 겪고도 결국 다시 신고가를 갱신하며 더 높은 곳으로 올라선 것이 구조적 강세장의 특징이다.
직전의 구조적 강세장이었던 1978년부터 2000년까지는 정점을 찍기까지 17.44배 상승했다는 기록이 있다. 지금의 상승 배율은 그 기록에 아직 미치지 못하니, 역사적 잣대로만 보면 지금이 꼭대기라고 단정할 근거는 약하다.
물론 이 모든 데이터가 조정 없는 상승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조정은 강세장 안에서도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정상적인 현상이지만, 사상 최고치 자체를 위험 신호로 오해하는 것과 언젠가 올 조정을 두려워하며 시장을 떠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안판다의 생각
신고가 뉴스를 볼 때마다 마음 한구석이 불편해지는 건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오를 만큼 올랐으니 이제 내려갈 차례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람이라면 당연하다.
하지만 지난 95년의 기록을 다시 확인해보면 강세장은 원래 이렇게 신고가를 반복하며 흘러왔다는 걸 알 수 있다. 나는 이 데이터를 보면서 다시 한번 확인한다, 강세장의 나이나 상승 폭만으로 진입과 이탈 시점을 판단하는 건 근거가 부족한 접근이라는 사실이다.
대신 내가 할 수 있는 건 시장에 계속 머물러 있는 것, 그것뿐이다. 인덱스 투자는 애초에 어느 종목이 오를지, 어느 시점이 고점인지를 맞히는 게임이 아니라 시장 전체가 대부분의 시간을 우상향으로 보낸다는 구조에 베팅하는 방식이다.
물론 이런 통계도 미래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강세장의 끝은 결국 예상치 못한 계기로 찾아올 가능성이 크고, 그 시점을 미리 맞히려는 시도는 대체로 실패해왔다.
그래서 나는 신고가가 나올 때마다 팔 궁리를 하는 대신, 원래 세워둔 장기 투자 원칙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쪽을 택한다. 신고가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그 신고가가 어떤 국면, 어떤 나이의 강세장에서 나오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습관이고, 그 습관이 결국 폭락장이 와도 흔들리지 않고 자리를 지키는 힘이 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안판다.
안판다의 FAQ
Q1. 사상 최고치가 계속 나오면 이제 곧 조정이 오는 건가?
사상 최고치 자체는 조정 임박 신호가 아니다. 강세장에서는 원래 신고가가 반복적으로 쌓이며, 2026년 27번째 신고가도 그 연장선이다. 오히려 신고가가 뜸해질 때 국면 전환 가능성을 살펴보는 편이 합리적이다.
Q2. 지금 강세장은 나이가 많아서 곧 끝날까?
그렇지 않다. 이번 강세장은 3.8년 차로 1949년 이후 평균 지속 기간인 5.6년보다 젊다. 강세장이 3년을 넘기면 이후로도 오래 이어지는 경향이 있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Q3. 118퍼센트 상승했으면 이미 많이 오른 거 아닌가?
상승폭만으로 고점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1966년 이후 이어진 강세장 아홉 번 중, 이미 끝난 여덟 번과 비교하면 이번 상승률은 5위 수준이라 특별히 과열된 편은 아니다.
Q4. 미국 증시는 원래 이렇게 자주 오르는 시장인가?
지난 95년 중 약세장은 21년에 불과했다. 나머지 78퍼센트, 5년 중 4년꼴로 강세장이었으므로 구조적으로 시장에 머무는 쪽이 유리하다.
Q5. 그래도 언젠가는 강세장이 끝나지 않을까?
물론 언젠가는 끝난다. 다만 그 시점을 나이, 상승폭, 신고가 횟수로 미리 알아내기는 어렵고, 조정이 오더라도 장기 인덱스 투자 원칙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참고자료
- Don’t Fight a Bull Market, Spilled Coffee
- S&P 500 Bull Market Turns 3: History Suggests More Upside, Investi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