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미국 ETF 시장은 다양한 신규 ETF가 대거 출시되며 신상품 출시 기록을 갈아치우는 중이다.
그런데 같은 시장의 한쪽 구석에서는 정반대의 일이 벌어지고 있다. 레버리지 ETF ·인버스 ETF 73개가 조용히 문을 닫았고, 이는 지수 추종을 원칙으로 삼는 투자자에게 왜 미국 ETF를 고를 때 운용 구조를 먼저 봐야 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모닝스타 다이렉트 자료에 따르면 2026년 7월 23일까지 상장 폐지된 레버리지·인버스 ETF는 73개로, 2025년 한 해 전체 상폐 숫자인 22개를 훌쩍 넘겼다. 이 수치는 올해 미국 상장 ETF 폐지 전체의 약 43%에 해당한다.
같은 기간 미국 ETF 시장은 953개의 신규 상품이 출시돼 지난해 기록인 1,095개를 넘어설 기세였다. 화려한 신상품 러시와 조용한 대규모 퇴출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레버리지 ETF, 왜 2026년에만 73개나 문을 닫았나?
일단 가장 큰 원인은 같은 종목, 같은 배율을 노린 비슷한 상품이 너무 많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모닝스타의 북미 ETF·패시브 전략 리서치 담당인 다니엘 소티로프는 신상품이 출시 초기에 충분한 자금을 빠르게 끌어들이지 못하면 폐지 위험이 커진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올해 폐지된 레버리지·인버스 ETF 상당수는 수백만 달러 이하의 자산만 모은 채 사라졌다.
이건 국내에 출시되는 ETF들도 마찬가지다. 정부의 레버리지 ETF 출시 허용 이후 수많은 운용사에서 다양한 신상품이 쏟아져 나왔지만 투자 자금은 소수의 대형 운용사 인기상품으로 몰리게 된다.
게다가 요즘처럼 극심한 변동성의 시기를 몇달만 지나면 비인기 ETF의 가뜩이나 적은 운용 자산이 더더욱 쪼그라들수 밖에 없고, 이런 ETF들은 상폐의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
변동성 감쇠, 레버리지 ETF가 장기 보유에 부적합한 진짜 이유
레버리지 ETF는 하루 단위로 목표 배율을 재조정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하루 이상 보유하면 이른바 ‘변동성 감쇠’가 수익을 갉아먹을 수 있다.
지수가 하루 10% 떨어졌다가 다음 날 11.11% 오르면 원래 자리로 돌아오지만, 2배 레버리지 ETF는 하루 20% 떨어진 뒤 22.22% 오르더라도 시작점보다 낮은 자리에 남는다. 인덱스 ETF처럼 장기 보유를 전제로 설계된 상품이 아니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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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niteShares 2x Long LCID와 TSLL, 하루 만에 벌어진 일
전기차 업체 루시드 그룹 주가의 하루 변동폭을 두 배로 추종하던 그래니트셰어스 2x 롱 LCID ETF는 7월 14일 하루에 51%가 빠지며 순자산가치가 사실상 소멸했고, 회사는 같은 날 나스닥 상장 폐지 절차를 발표했다.
해당 상품의 투자설명서에는 기초 자산이 하루 50% 이상 떨어지면 스왑 거래 상대방이 즉시 거래를 종료할 수 있고, 이 경우 순자산을 초과하는 손실도 가능하다는 위험이 이미 고지돼 있었다.
테슬라 주가에 연동된 다이렉시온 데일리 TSLA 불 2X ETF(TSLL) 역시 7월 23일 테슬라 주가가 14.5% 밀리자 하루에 29.2% 급락했다.
TQQQ는 $330억을 모았는데 왜 다른 상품은 사라졌나?
같은 레버리지 ETF라도 살아남는 상품과 사라지는 상품의 격차는 크다. 나스닥100 지수의 하루 세 배 수익을 추종하는 ProShares 울트라프로 QQQ(TQQQ)는 약 330억 달러의 자산을 모아 업계 최대 레버리지 ETF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엔비디아 주가의 두 배를 추종하는 GraniteShares 2x Long NVDA(NVDL)도 약 36억 달러를 모아 연 1.05%의 수수료를 받으면서도, 회사 전체의 소형 상품군이 버틸 여력을 만들어준다.
반면 이토로(ETOR), 웹불(BULL) 관련 상품이나 GraniteShares의 2배 쇼트 상품(MSDD)처럼 스트래티지(MSTR, 옛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가 하락에 배팅하는 몸집 작은 레버리지 상품도 6월에 조용히 폐지됐다.
소티로프는 개인 투자자 다수가 이런 상품의 위험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접근한다고 지적하며 “그런 상품은 아예 쳐다보지 않는 게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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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 ETF 대신 지수 추종을 택해야 하는 이유
이 데이터를 인덱스 etf 투자자의 시선으로 보면 결론은 단순해진다. 하루짜리 배팅 도구가 화려하게 늘어나는 것과, 그 도구가 조용히 무더기로 사라지는 것은 같은 현상의 앞뒷면이다.
반면 s&p 500 etf 장기 투자 는 매일의 배율을 재조정할 필요가 없고, 어떤 하루의 변동성이 전체 수익을 잠식하지도 않는다. 화려한 신상품 러시에 눈이 갈 때일수록, 왜 지수 추종을 원칙으로 삼았는지 돌아볼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안판다의 생각
올해 현재까지만 봐도 레버리지 ETF 73개가 문을 닫았다는 숫자를 보면서, 레버리지 상품의 변동성에 막대한 손실을 입은 다른 투자자들에겐 미안하지만 이런 곳에 발을 담그지 않은 내 자신의 결정에 안도할 수 있었다.
TQQQ나 NVDL처럼 살아남은 대형 상품이 있다는 사실이 레버리지 ETF 전체가 안전하다는 뜻은 아니다. 그저 자금이 풍부한 몇몇 상품만 시장에서 버티고 있을 뿐, 구조적 위험은 모든 레버리지 상품에 동일하게 존재한다.
내가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ETF를 장기 보유하는 이유는 이런 하루 단위의 소음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시장이 출렁여도 계좌를 하루하루 확인하며 배율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값어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지수 추종에도 하락장을 버텨야 하는 대가는 있다. 다만 그 대가는 시간이 지나면 회복 가능한 대가이지, 레버리지 상품처럼 하루 만에 원금이 사라지는 종류의 위험은 아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안판다.
안판다의 FAQ
Q1. 레버리지 ETF는 왜 장기간 보유하면 위험한가?
매일 목표 배율을 재조정하는 구조 때문에 변동성 감쇠가 발생해서다. 지수가 등락을 반복하다 원래 자리로 돌아와도 레버리지 ETF는 시작점보다 낮은 자리에 남을 수 있다.
Q2. TQQQ 같은 대형 레버리지 ETF는 안전한 건가?
자산이 많아 당장 폐지될 위험은 낮지만, 변동성 감쇠나 급락 시 청산 위험 같은 구조적 문제는 소형 상품과 똑같이 안고 있다. 규모가 크다는 것이 상품 구조의 위험을 없애주지는 않는다.
Q3. 인덱스 ETF와 레버리지 ETF의 근본적 차이는 무엇인가?
인덱스 ETF는 시장 지수를 그대로 추종해 장기 보유를 전제로 설계됐고, 매일 배율을 재조정할 필요가 없다. 레버리지 ETF는 하루 단위 수익 배율을 목표로 하는 단기 트레이딩 도구라는 점에서 설계 목적 자체가 다르다.
참고자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