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버핏의 20번의 법칙: 복리와 장기투자가 부를 만드는 방법

워런 버핏은 자신이 부자가 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내 부는 미국에 살았다는 것, 몇 가지 행운의 유전자, 그리고 복리 덕분이다.”

천재적인 두뇌나 남다른 정보력 같은 건 없다.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투자자가 직접 꼽은 세 가지는, 솔직히 말해 누구나 갖출 수 있거나 이미 갖고 있는 것들이다.

버핏이 인정한 것들

버핏은 자신을 “난소 복권의 당첨자”라고 부른다. 1930년에 태어났고, 미국에서 태어날 확률이 30대 1이었다고 했다. 올바른 시대, 올바른 장소에서 태어난 것만으로도 출발선이 달랐다.

이 고백을 두고 겸손한 쇼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다르게 읽으면, 재능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말이기도 하다. 재능이 꽃을 피우려면 그것이 통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미국보다는 못할지 몰라도 감사하게도 대한민국도 지난 수십년간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다. 한국에서 주식 시장에 접근할 수 있고, 인덱스 ETF를 살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이미 ‘올바른 장소’에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실제로 통제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버핏의 원칙으로 좁히면 결국 세 가지다. 언제 시작하느냐(시간), 얼마나 오래 버티느냐(인내), 무엇을 사느냐(이해). 이 세 가지는 행운도 유전자도 아닌, 온전히 자신의 선택 영역에 있다.

작은 씨앗과 거대한 고목, 복리와 시간의 힘을 상징하는 이미지

시간이 가장 큰 자산이다

버핏은 11살에 첫 주식을 샀다. 그리고 그의 자산 중 대부분은 50세 이후에 형성됐다.

이 두 문장을 함께 읽으면 복리의 작동 방식이 보인다. 50세 이후의 폭발적 자산 증가는 40년 가까이 묵묵히 쌓인 복리의 결과다. 시간이 곧 자산이었다.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 자주 듣는 말이 있다.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았을까?” 버핏의 답은 간단하다. 오늘이 가장 이른 날이다. 지금 당장 시작하지 않으면, 10년 뒤에도 같은 질문을 하고 있을 것이다. 

시작이 빠를수록 자본이 스스로 일하며 새끼를 치는 ‘시간의 자산화’ 과정이 길어진다. 단기적인 수익률의 크기보다 중요한 것은, 그 수익률이 멈추지 않고 굴러갈 수 있는 방대한 시간의 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를 예로 들면, 2005년 9월 주가는 약 18달러였다. 그것을 팔지 않고 그냥 들고 있었다면 2026년 5월 기준 500달러가 넘는다. 27배다. 대단한 분석력이 필요한 게 아니었다. 팔지 않는 능력이 전부였다. 만약 단기적인 주가 흐름만 보며 조급하게 자산을 굴렸던 투자자라면 그 지루한 10년을 견디지 못하고 이탈했을 것이다.

‘영원히 보유’가 진짜 의미하는 것

버핏의 가장 유명한 말 중 하나는 이것이다.

“주식시장은 조급한 사람의 돈을 인내심 있는 사람에게 옮겨주는 곳이다.”

그가 말하는 ‘영원히’는 문자 그대로의 영원이 아니다.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비즈니스에 투자하고, 시장이 흔들릴 때 반응하지 않는 태도를 말한다. 인덱스 ETF 장기 투자자에게는 이 원칙이 더욱 직관적으로 적용된다. 어떤 개별 종목이 망해도 시장 전체는 결국 우상향해왔다. 그것을 믿는 사람만이 ‘영원히 보유’를 실천할 수 있다.

20번의 투자 슬롯

버핏의 파트너였던 찰리 멍거가 전한 이야기가 있다. 버핏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평생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딱 20번밖에 없는 티켓을 준다면, 당신은 훨씬 신중하게 투자할 것이다.”

이 비유는 ETF 장기 투자자에게 역설적으로 위안이 된다. 매달 자동 매수, 인덱스 펀드 하나, 수십 년 보유. 결정의 횟수를 최소화하는 전략 자체가 버핏이 말하는 신중함과 맞닿아 있다. 20번을 아끼는 최선의 방법은, 애초에 매번 고민할 필요 없는 자산을 고르는 것이다.

버핏의 역량의 원(circle of competence),아는 것에만 투자하라는 원칙을 시각화한 이미지

알아야 살 수 있다

버핏은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것에만 투자했다. 그는 이것을 ‘역량의 원'(circle of competence)이라고 불렀다. 원의 크기는 중요하지 않다. 경계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인덱스 ETF 투자자에게 이 원칙은 단순하다. S&P500이나 나스닥100이 무엇인지, 어떻게 구성되는지, 과거 40년간 어떤 변동을 겪었는지 정도는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그 이해가 있어야만 폭락장에서 팔지 않는다. 이해 없이 사면, 두려움이 생길 때 팔게 된다.

안판다의 생각

버핏의 원칙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게 있다. 이건 어렵지 않다. 오히려 단순해서 지키기 어렵다.

일찍 시작할 것, 인내할 것, 분산할 것, 알고 살 것. 네 가지 모두 수십 년 전부터 알려진 이야기다. 그런데 실제로 지키는 사람은 드물다. 시장이 흔들릴 때 버티고, 오를 때 더 사고 싶은 욕구를 자제하고, 지루한 인덱스를 묵묵히 들고 있는 것이 전부다.

버핏 스스로도 자신의 성공에서 ‘행운’을 뺄 수 없다고 했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한국에서 태어나 세계1등 주식시장과 연계된 저비용 ETF를 살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시작점의 유리함이다.

복리는 조건이 있다. 시간과 포기하지 않는 것. 둘 다 내 손에 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안판다.

참고자료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